토니 타키타니의 진짜 이름은 토니 타키타니였다.
토니타키타니라는 영화를 봤다. 참으로 외로운 영화다. 채울 수 없는 것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존재를 알게 된 순간 결코 그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건 외로움도 마찬가지다. 있다는 것은 곧 없음의 뒷면이다. 있음의 부재에 있는 없음은 처음부터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빈자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건 아마 영원히 채울 수 없는 것이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영화음악이 정말 좋고, 연출이 소설을 영화로 그대로 만들어놓은 듯 독특하다. 걸어가듯 바뀌는 장면을 영화는 슬라이드를 통해 옆으로 밀듯 처리한다. 갑자기 등장인물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나레이션은 기이하기까지 하다. 아, 이건 소설이구나. 영화를 보고 있는데도 그렇게 느꼈다.
에이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에이코 역시 나름의 외로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빈자리를 옷으로 채우려고 했을 뿐이다. 토니는 자신의 빈곳을 에이코로 채우려 했지만 에이코의 빈곳을 채울 수 있는 것은 토니가 아니었다. 단지 그 뿐. 세상엔 외로움이 너무도 많고, 사실 완벽하게 누군가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나의 외로움을 채워줄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나를 내던지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꽤 이기적인 결심인 셈이다. 에이코를 좋아했던 이유인 옷이 끝내 에이코를 죽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 역시 아이러닉하다. 사실 토니는 자신의 외로움에 에이코가 필요하다고 느꼈지만
에이코의 외로움은 잘 몰랐을 것이다. 그건 토니가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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