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사를 좋아한다.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시간도 좋고, 만든 후의 고민도 즐겁고 (물론 할때는 존나 짜증냅니다 미안합니다) 행사 당일의 북적이는 분위기도 좋다. 이번 행사도 딱히 큰 고민 없이 일단 신청했다. 부스에 같이 앉아줄 사람들도 재빠르게 구했다. 가벼운 척 했지만 사실 졸라 비장하게 신청을 했고... 3초컷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나는 신청 성공했으니까 됐다. 부스 <간지돌릿슈 세붕>이 그렇게 탄생했다. 셋 다 아이나나를 파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그렇게 지었습니다. 어차피 야쿠자와 아이돌은 동전의 앞뒤같은거니까요.

 

 부스가 생겼으니 이제는 부스 위에 올릴 책이 필요했다. 부스이름에 걸맞게 아이나나 책을 한권 내기로 했다. 대충 짧게 고민해서 이오리가 금지된 게임을 사서 리쿠를 프린세스(?!)로 만든다는 내용으로 가기로 했다. 이거 하겠다고 타블렛도 사고 클튜도 샀다. 클튜.... 존나 비싸다. 나는 이걸로 뽕을 뽑아야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것도 만화로 그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기엔...나는 너무나도 기력이 없다.... 후쿠오카에서 돌아오고부터 피로누적+감기기운이 겹쳐서 개고생하고있다...) 원고를 시작하고 거의 매일 행아웃을 했던 것 같다. 함께 행아웃 해준 친구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싶다. 물론 행아웃은 심심해서 한거지 집중에 큰 효과는 없었다...

 한달하고도 반쯤 넘는 시간을 느릿느릿하게 쏟아서 만화가 완성되었다. 이걸 팔아도 될까 깊은 고민을 했지만 이것보다 잘할 자신도 없었기때문에 그냥 팔기로 했다. 혹시나 제가 그림 너무 못그려서 슬프신 분은 저한테 잘그리는 꿀팁 있으면 알려주고 가...물론 없겠지만. 아무튼 그걸 다 하고 휘적휘적 책 <그러니까 디리봐줘>를 그리기 시작했다. 하고 나서 보니까 그래서 디리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를 안적었더라. 미쳤지 정말...

 

디리는 도라마코리아에서 무료 시청 가능합니다.

 

 출력소에 파일도 전부 보냈고, 이젠 당일을 향한 준비만 남았다. 사실 이날을 위해서 몇달 전 회사에서 주워온 플라스틱 표지판에 끼워넣을 명패를 준비했는데... 길고 지리한 싸움을 거쳐 기분은 기분대로 상하고 집 프린터가 고장났다는 슬픈 팩트만 확인하고 말았다. 흠 양재역 앞에 킨코스 있던데 거기서 뽑아야겠네. 그리고 내일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 준비해야겠다 싶어서 젤리랑 마카롱을 좀 사뒀는데... 다음날 아침에 고대~~로 쏠랑 마카롱 냉장고에 넣어두고 나와버렸다. 안그래도 좆창난 기분, 마카롱 두고온 걸 알고 더욱더 악화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명패를 뽑으려고 했던 양재역 앞 킨코스도 주말에는 영업을 안한단다. 이 씨발...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울적한 마음으로 AT센터로 향했다. 줄이 꽤 길었다. 부스에서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더라. 의자를 추가하고 택배상자를 챙겨 자리를 정리했다. 슬슬 행사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책을 꺼내고, 가격표를 붙이고 장식용으로 가져온 것들을 책상 위에 늘어놓았다.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책이 한두권씩 팔리기 시작했고, 아는 얼굴들이 인사를 건네고 가곤 했다. 정말이지 정신없고 즐거운 시간이다. 그나저나 배포본, 사람들이 안가져갈까봐 직접 손에 쥐어주고 다녔는데(ㅋㅋㅋㅋㅋ) 받아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심심할때 드라마 한번씩 보세요. 정말로 재미가 있으니까. 쥐어주지 않은 양도 다행히 누군가의 손에 안착한 모양이었다. 

 의리로 책 사고 가준 사람들도 많은데 흑흑 의리는 3000원까지라고 늘 생각해.. 내 책 3000원이고 의리의 마지노선이야. 미안해 친구들아... 여러분의 의리는 세계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일!!!!

뭐 이후로도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던것도 같은데... 굳이 적자니 사소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생략해야지...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정신차려보니 시간이 벌써 2시가 다 되어가더라. 빠르게 짐을 챙긴 후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안녕, 여러분. 저는 2차 오타쿠 쾌락 속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2차 오타쿠 쾌락 역시 개고생의 연속이었는데....과연?

 

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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