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7-0121 후쿠오카
0117 출국
인생 첫 해외 콘서트에 당선이 됐다. 당선 사실을 알자마자 돈도 넣었고, 출발하기 한참 전에 숙소며 비행기도 알아봐두었다. 시간은 꽤 빨랐고, 정신차리고 보니 여정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친구와 다른 비행기를 잡아놓았기에 친구는 먼저 후쿠오카에 도착해있었고, 나는 저녁비행기로 출발했다. 항상 아침에 가다가 오후에 가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정말 없었고, 출국에 걸리는 시간이 일사천리였다. 정말 10분정도만에 들어와버렸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면세점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립스틱을 하나 샀다. 한 번도 사본 적 없는 색으로.
비행기는 지연 없이 제 시간에 출발했다.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왔다. 일본이라는 느낌이 슬슬 나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이어진 지하철로 하카타역까지 왔다. 역에서는 이런 저런 음식의 냄새가 섞여서 나고 있었다. 일단 친구와 만나 숙소에 짐을 두기로 했다. 숙소는 지하철 역에서 10분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숙소비를 지불하고 방에 들어갔다. 다다미가 깔린 방 위에 2층침대가 있었다. 이정도면 깔끔하네! 친구가 미리 주문해둔 택배를 뜯어 정리하고는 저녁식사를 하러 나섰다.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은 확실히 밥먹을 시간은 아닌가보다.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거나, 슬슬 닫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술집 겸 밥집으로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서 모츠나베(호기심품목-왠지 유명하다고 하면 한번쯤은 먹어봐야 할 것 같음)를 시켰다. 나는 배가 워낙 고파서 그런지 괜찮았는데 친구는 영 아닌 눈치였다. 하긴 곱창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숙소로 돌아와서 웬 여행 브이로그를 찍어보겠다고 뭔가를 찍었는데, 안타깝게도 내 휴대전화의 내장메모리가 대기근에 시달려서 더 찍을 수가 없었다...
0118
숙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두툼한 토스트에 버터와 잼을 발라 먹을 수 있다. 맛이 꽤 괜찮았다. 입가심으로 홍차 한 잔을 쓱 해치우고 나왔다. 오늘의 일정! 시내 관광! 텐진행 버스를 탔다. 어차피 지방 소도시 오타쿠 스팟은 한줌이기 때문에 거기 다 있다. 차례대로 쟈니스샵, 아니메이트, 아니메이트 앙스타 콜라보 카페, 라신반, 멜론북스, 만다라케를 쭉 돌았다. 아니카페에서 벌어진 만.행.은.... 차마 적지 않겠습니다. 흑흑 오오 아임쏘리 제제...
만다라케 정말이지... 해외 쟈덕이라면 눈돌아가는 곳... 누가 우치와는 한 장이면 그냥 부채지만 여러장이면 담당의 역사라고 한 말 생각나서 "아 그럼 나도 역사 만들어야지!"라는 호기로 우치와 6장에 옛날 펜라이트 하나 사고 면세를 받았다.... ㅎ.....이게 면세가 되더라....
저녁은 하카타에서 함바그를 먹으려고했으나 가고싶었던 가게는 항상 줄이 너무너무 길어서.. 그냥 카레 후루룩 했다. 이날 처음으로 유통 결제를 해봤다. 편의점 계산 너무 신기해. 저녁의 마지막은 프리챤으로 장식했다. 근데 힘들어서 오래 못하겠더라.
0119
대망의 콘서트 당일! 콘서트가 어쨌는지는 다른 블로그에 길게도 적었으니 적지 않겠다. 긴 기다림과 반짝임, 설렘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일본사람들 공공질서 잘지킨다고 누가 그러냐 진짜. 공연 끝나고 버스 타러 가는데 한쪽은 줄 서있고 한쪽에서는 갑자기 나타나서 버스 타고 가던데. 무슨 닌자인줄 알았다. 갑자기 나타나서 슥 타고.

텐진에서 밥을 먹고 배가 부른 채로 하카타까지 걸었다. 강가의 야경이 예뻤고, 강 옆으로 길쭉한 공원이 이어져있었다. 멋진 음악소리가 들려서 기분이 좋아져있었는데 슬프게도 그 음악을 연주하던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있더라. 훅 끼치는 담배냄새에 산통이 깨졌다. 그냥 숙소에 들어가고싶지는 않은 기분에 역 앞에서 한잔 마시고 들어갔다. 정말 피곤하긴 했는지 잠은 잘오더라.
0120
사실 아점으로 함박스테이크를 먹고 콘서트를 보러 갈 생각이었으나... 뭐 이런저런 이유로 다 늦어버렸다. 줄이 왜이렇게 길어 진짜 미쳤나봐... 나는 줄 기다려가면서 먹을 인간은 못되나보다. 똑같은 가게의 텐진 지점에서 테이크아웃 함박스테이크 도시락을 사다가 급하게 먹었다. 소스는 장조림 맛이 났다. 장조림 좋아하니까 뭐 나쁘진 않았다. 밥을 급히 먹고 약속시간에 맞춰 돔 앞으로 가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차가 엄청 밀리더라. 덕분에 지각했지만 어찌저찌 판매자와 잘 만날 수 있었다. 2시에 돔에 들어가고, 공연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무척이나 길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시덥지않은 대화를 했다. 공연은 멋졌고 긴테는 이쪽은 뭐 닿지도 않더라.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길었다.
사실 숙소에선 이미 체크아웃을 했고 그냥 짐만 찾으러 온 거였는데, 아니 웬 걸?! 파티가 한창이었다. 친구는 이미 뭔가를 먹고있었다. 숙소 사장이 마음껏 먹으라며 술을 가져다 주었다. 음식은 꽤 맛있었고, 술은 술술 들어가더라. 기분이 좋았다. 영 좋지 않게 시작했던 아침이 전부 없어질 것 처럼. 모르는 사람들이랑 꽤 얘기를 했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있었다. 대만에서 일본에 와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 오이타(온천있는 그동네..)에서 살다 전에 여기서 일했다던 사람, 지금 여기서 일하는 여행자, 워킹홀리데이 온 독일사람, 기타등등 기타등등. 인스타 팔로를 했는데 사실 인스타에 내 얼굴을 워낙 안올려서 나인지 모를것같다. 어느 순간 팔로 없어져도 이해합니다...
10시가 조금 넘어 노래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는 일본노래 밑천 다 턴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중간에 너무너무 피곤해서 자려고 난방기를 틀었는데... 사실 이제와서 얘기하는 거지만 28도로 설정하고 잤던 게 알고보니 냉방 28도더라. 어쩐지 춥더라니... 추워서 깼고, 다시 난방으로 운전을 바꿨다. 따뜻함을 채 다 느끼기 전에 퇴실시간이 먼저 찾아왔다. 이 긴 아침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0121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요시노야에서 했다. 갈비동 작은거 먹었는데 배가 부르더라. 근데 고추장 왜 주는거지. 일본사람들에게 한식 뭘까. 뭐 이 사람들도 한국에서 일식 먹으면 그런 생각 하겠지만.
친구는 아침비행기인지라 빠르게 공항으로 먼저 갔고, 나는 애매하게 붕 뜬 시간에 어쩔 줄을 몰라하며 미스터도넛에서 도넛을 하나 사서 앉았다. 사실 그 도넛 정말이지 반도 못먹었다. 아무리 100엔짜리라지만 아까워. 남는 시간에 어딜 가야 좋을까 고민하다가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오호리 공원에 가기로 했다. 공원은 한적하니 좋았고, 새들이 많았다. 필름 한통을 털어내고 아주 천천히 걸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했으면 그냥 밖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그러기에 수변은 좀 춥더라. 10시가 다 되어갈 때 쯤 서둘러 하카타 역으로 돌아왔다. 타워레코드에서 스트랩 재료를 사서 공항행 열차를 탔다. 안녕 하카타. 안녕 후쿠오카.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어.
집에 와서 정말 원없이 잤다. 15시간 넘게 잔 것 같다. 분명 나는 하카타토리몬을 사왔는데 눈떠보니 박스 흔적도 없더라. 왜 내 거 안남겨놔....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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